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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하무인 병식이가 세상에서 무서워하는 세명이 있는데 엄여사와 등과장, 그리고 재호가 있다. 재호는 어릴때부터 역경과 고난이 많았다. 개인 가정사는 밝힐 수 없으나 고사리손으로 할머니 모시고 살면서 자연히 공부와 뜻이 맞지 않았고 고딩때 처음만났을때는 그냥 안마주치는게 소원정도인 냥치였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뭐 어디 조직에서 관리를 하네, 폭주를 뛰네, 흡연은 고사하고 본드를 부네, 소문이 많았지만 나중에 친해지고 알고보니 조직은 태권도도장이었고 폭주는 사실이었으며 본드는 사실무근이었다. 하지만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지 않는 법. 그 성격이 워낙 지랄맞아 크고작은 사건에 휩싸이곤 했는데 이를 소개코자 한다.

1.

 재호와 친해지게 된 계기는 병식이가 부회장나가겠다고 깝치면서 선거운동을 하기위해 재호를 영입했을때였다. 병식이가 전학년을 통틀어 워낙 무시를 받는 캐릭터라 재호라도 같이 세워놓으면 좀 덜할까 싶어서 내가 일당 3만원에 영입을 했으나 성공보수 20만원에 눈이 돌아 상대후보를 협박해 후보를 사퇴하게 한것이 들통나 병식이를 자동 탈락하게 하는 기염을 토한다.

2.

 양심은 있어서 3일 일당9만원을 돌려주러왔길래(어차피 엄여사한테 받은 돈이었다) 같이 피자나 먹으러가자 했다. 먹는도중 한명 더 불러도 되냐길래 속으로 아 양아치하나 더 오겠구나 했더니 지 동생을 불러 남은 피자를 싸주는 모습에 감동한 우리는 자연스레 친해졌고 같은 크루가 됐다. 후일에 동생에게 들은 얘기지만 그 피자는 동생을 통해 지 여친한테 보내는 것이었다.

3.

 재호는 학업과는 거리가 멀었고 태권도 국대도 힘들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태권도는 실력만 갖고는 국대선발이 힘든것이었다. 그렇게 현실에 부딪힌 재호는 꿈도 희망도없이 대학진학을 포기하려했으나 엄여사의 설득으로 진형이가 과외를 해줘 재수 후 전북 소재 4년재 대학교를 들어가게 된다.

 부푼꿈을 안고 들어간 대학첫날 뜬금없이 신입생을 강당에 모아 빠따질을 시작하는 멸치를 만난 재호는 어이가 없어 강당을 나가려는데 빠따질하던 멸치와 그 휘하 실치들이 우르르몰려와 위협을 가하자 콧방귀를 끼며 기숙사로 들어갔다. 그리고 밤이되고 12시가 넘어 자려는 재호에게 멸치가 전화가와서 패드립을 꽂았고 눈이 돌아간 재호는 3층 기숙사 창문에서 뛰어내려 한걸음에 학교앞 다리로 날아가 멸치를 싸대기로 호수에 담근다.

 이후 멸치를 심문해 패드립과 빠따질을 주동한 선배들의 자취방을 알아내 멸치를 피카츄처럼 데리고 다니며 방 일곱개를 돌고 점령해 일대를 점령했다. 이것이 XX대학교 전설의 포켓몬마스터 박레드의 탄생이었다. 

4. 

 엄여사에게 등록금 및 기숙사비에 용돈까지 챙겨받는 재호는 염치가 없어 쉬는날도 없이 알바를 했는데 그 와중 할머니 요양원비도 대느라 눈코뜰새가 없었다. 그러다가 학교선배에게 호빠권유를 받고 눈이 돌아 호빠출근을 찍은적이 있다. 출근첫날 신고식이라며 음부털을 뽑아 술잔에 넣는 부녀회장에게 싸대기를 날리고 바로 짤렸다. 이후 엄여사 빌딩 청소나 하며 돈을 벌었다.

5.

 재호는 일을하다보니 조금 늦게 전경을 갔는데 타이밍좋게 평택 쌍용차 시위에서 제국군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술만 먹으면 나오는 썰을 간추리면 저항군은 볼트와 나사를 콤프레셔와 새총에 넣고 저격총을 만들었으며 이걸 맞으면 골로가기에 제국군은 7월 초여름 완전무장을 해야했다.

 그렇게 더운와중 저항군의 폐타이어와 신나를 이용한 불쑈까지 겹쳐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비오듯 흘렀고 일주일안에 점거가능할것을 예상했던 제국군은 그 이상으로 농성이 길어지자 식량선을 차단하기에 이른다. 저항군 막기도 바쁜데 별동대(사회단체)의 저항군을 향한 식량제공까지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결국 제국군은 헬기와 사다리를 이용하고서야 들어갈 수 있었다는 전설이다.

 그 이후로 재호는 노조라고하면 치를 떨며 까스통할배급 정치관을 갖고 있었으나 지금은 사내노조부위원장을 맡고있다.

6.

 졸업후 재호는 폰팔이, 중고차팔이, 용팔이 앰생삼대장을 거쳐 중견회사 영업팀으로 취업했다. 돈을 모아 엄여사에게 샤넬백도 사드리고 아주 기특한 짓도 많이하고 좀있으면 결혼도 하지만 여전히 병식이에겐 한없이 추운남자이다. 최근에 병식이가 재호차에 문콕한걸 나한테 들키고 가슴을 졸이고 있는데 이를 전할겸 간만에 목소리도 들을겸 오늘 재호에게 전화를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