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

인간이란 동물은 말이오.

원래 역지사지를 잘 하지 못 하는 동물이란 말입니다.

세상 만물은 경험하지 아니한 것을 생각할 수 없소. 인간만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이오.
그러나 그럴 수 있다한들 실제 경험과는 유사할 수 없소. 그것이 이치인 것이오.

이는 역사적으로도 그렇소.
상대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비극이 참으로 많았을 거란 것을 선생도 알지 않소?

돌려말하긴 했지만 내 말의 요는 경험해보지 않은 자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느니 '비상식적이고 어처구니 없다'느니 하는 말들은 다 허상이란 말이외다.

그는 경험하지 못 했기 때문에 그것이 어처구니 없는 일인지 영원히 알지 못 할거요.
원래 인간은 그런거니까.

이제 이해하겠소?
왜 누나가 없는 자들이 누나근친물을 보고 동생이 없는 자들이 동생 근친물을 보는지?
그들은 그 경험이 없기 때문이고, 없기 때문에 상상할 수 있어 볼 수 있는거요.

나는 애완 고양이가 없었을 뿐이오.
단지 그 뿐이오. 그러니 수갑은 풀어주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