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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는 왜 졌는가

 

1. 가장 큰 차이는 메타 파악

 

 1세트와 2세트 모두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선수의 기량 자체는 젠지 선수들이 경기 결과만큼 차이가 있었다고 생각하진 않음

 

1세트는 젠지가 리드하던 흐름도 있었고 2세트는 초반 터진 것 치고는 한타를 나름 잘 했으니까

(물론 2세트 한타를 비빈 건 젠지가 잘한 것보다 TES가 열면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젠지가 유리한 곳에서 싸워준 게 더 크지만)

 

그렇다고 젠지 선수들이 더 잘했지만 밴픽을 못해서 졌다? 그건 절대 아님

엄연히 전라인에서 TES 선수들이 더 잘했고 개인적으로 탑에서 가장 큰 차이를 벌렸다고 생각함

369가 1세트 모데로 코르키 따는거 개지렸고, 평소 이 선수에 대한 예상치를 훨씬 웃돈 경기력을 보여줬던 것 같음

오늘은 닉 가리고 빈이라고 해도 믿어줄만 캐리력을 보여줬음

특히 프로들이 모데 같은 굉장히 구식 챔피언을 싫어하는 경향이 많은데, LPL에서 쓰인다곤 하지만 모데를 고른 건 엄청 의외였음

어떻게 보면 369 다운 선택이지 않나 싶기도 하고. 2세트 럼블은 진짜 파괴적이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가장 큰 차이는 메타 파악에 있었다고 생각함

1세트 밴픽과 한타를 보면 마치 롤체에서 너프된 덱을 완성시켜 현재 OP인 덱을 상대하는 느낌이 듦

 

 1세트의 게임 흐름은 젠지 선수들도 충분히 좋다고 생각할만한 상황이었음

캐니언은 상대가 아이번이기 때문에 다이브 배제하고 선레드 윗동선을 선택해 성장이 중요한 카서스가 탑갱 성공하며 1킬 먹고 시작함

바텀의 상황 또한 젠지가 불리해보였지만 치명타까지 이어지지 않았고, 역으로 무리하게 들어오는 상대를 카서스 궁으로 잡아내며 균형이 맞춰짐

심지어 중반엔 과감한 바론 트라이까지 성공하면서 젠지가 순간적으로 4000골드 이상 리드를 함

 

 그런데 한타는? 26분에 일어난 용 한타에서 젠지는 4k를 리드하는 상황에서 용 둥지에 진입조차 못하고 밀려났음

아이번의 부쉬 속에서 코르키와 이즈리얼이 포킹하자 리헨즈가 이니쉬를 레오나한테 걸지만 딜러진 피가 갈리면서 밀려났기 때문임

그 과정에서 369 모데카이저가 코르키를 궁으로 데려가 솔킬 따는 슈퍼플레이도 컸지만, 기본적으로 TES가 힘싸움에서 이긴 게 가장 컸음

 

 다음 32분 용 한타에서도 비슷한 구도가 연출됨

TES가 4용, 그것도 카서스를 카운터 치는 바다용이라 절대 주면 안되는 상황임에도 젠지는 진입조차 하지 못하고 용 둥지에서 쫒겨남

 

 그렇다 보니 마지막 한타에서 젠지는 무리하게 걸 수 밖에 없음

아이번 부쉬가 깔린 상황에선 한타는커녕 접근조차 못 했으니, 차라리 지금 걸어보자는 심정이었을 거임

게다가 상대가 돈 쓰고 오면 승률은 더 낮아지니까. 근데 결과는? 성장 차이로 인해 역으로 다 잡히면서 게임이 끝남

 

 

2. 2세트 밴픽이 박살난 이유

 

 젠지는 LCK에서 하던 대로 밴픽을 했고 난 그게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함

단지 TES가 훨씬 더 메타에 대한 이해, 밴픽이 뛰어났을 뿐인 거지

 

 젠지는 탱딜 밸런스를 중시하지만 2세트엔 그딴 건 내다버렸음. 왜 그랬을까?

그건 본인들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선택지가 오답이라고 판정됐기 때문임

역설적으로 1세트에 본인들 조합이 좋았고, 충분한 성장을 했음에도 무력하게 패배했기 때문에 더더욱 밴픽을 기존과 다르게 바꿔야했음

 

 밸류 대신 템포를, 라인전 주도권 있는 챔피언으로 구성했음

123에 코르키, 카서스, 크샨테를 완성시키고 바텀을 45로 내렸던 1세트와 달리, 젠지는 블루 1픽으로 이즈리얼을 먹음

TES는 1~3밴에서 니달리, 자이라 고정밴 / 럼블(1세트) -> 루시안(2세트) 밴을 했고 럼블, 코르키를 뽑음

여기서 럼블을 풀어버리는 TES의 비범함이 돋보였는데, 그 와중에 젠지는 레오나, 탑 트페를 뽑음

이게 맞물리면서 2세트 게임 난이도가 젠지 입장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던 것 같음

게다가 흐웨이에 리신 픽까지

 

 반면 TES가 이즈, 레오나 상대로 뽑은 애쉬 브라움은 정말 준비를 잘 해왔구나 싶었음

젠지나 TES나 똑같이 이즈 레오나 상대로 45에 내려가서 바텀을 뽑았는데 

젠지는 아펠 노틸로 카서스 궁으로 균형을 맞췄지만 기본적으로 라인 주도권이 나가있었고

TES의 애쉬 브라움은 cs도 똑같이 먹으면서 오히려 애쉬만 일방적으로 궁으로 흐웨이 저격하면서 팀적으로 큰 이득을 가져다줬음

젠지 입장에선 2세트 블루 1픽 이즈 먹고 압도하겠다는 생각 했곘지만, 그마저도 TES는 오답이란 걸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음

 

 

3. 감상

 

 작년 이후로 밴픽에 있어 선수들의 주관도 중요한만큼 이 게임을 진 게 감코진 전적인 책임이라 말할 수 없음

1세트 서로 정답 뽑았지만 TES가 정답, 젠지가 오답이었고 2세트 몸 비틀려고 안 어울리는 템포 했다가 망했음

그것도 템포인데 되게 기괴한 템포(안정성 극도로 떨어지고 라인전 주도권도 애매하며 후반 갈수록 힘 떨어지는) 

 

 2세트에서 밴픽의 흐름을 바꾸는 건 맞지만 그 정도로 극단적으로 바꾸는 건 선수들이나 감코진이나 무리수를 둔 거 같음

애초에 완성된 조합이 별로여도 너무 별로였음. 단점은 많은데 장점은 하나도 없고, 그렇다고 고점도 높지 않고 저점도 매우 낮으니까

생각보다 TES가 잘 준비해왔고 T1과 좋은 승부가 될 것 같음

 

 딸피들은 더파이팅 알텐데, 더파이팅 일보처럼 T1도 체질 개선을 이악물고 해왔고 드디어 결실이 보이는 듯 한데

T1과 재미있는 결승전이 될 것 같음. 결승전까지 초반 설계 부분만 좀 더 보완해왔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세주아니 오너 생각날 정도로 잘하던데, 가슴은 MVP로 탑을 가리키네

맨날 갱받이, 턴받이 하던 탑이 캐리하니까 순수하게 놀랍네

2개의 댓글

3 일 전

이게 약팀이 강팀을 못이기는 가장 큰 이유에 가까운 것들이라 생각하는데 왜 젠지는 딴건 다 준수한데 이것만 못하는지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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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1세트 져서 2세트 밴픽 꼬인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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