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알바 하는데. 야간이다. 근데 이 편의점 주변에 존나게 고기집이랑 술집이 많은거야.
새벽에도 누런 부침개 쏟아낼 것 같은 아저씨 아줌씨들이 돼지바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들처럼 후두둑 몰려온다.
그래도 정신 있어서 민폐 안 끼치고 가면 괜찮은데, 꼭 민폐를 끼친단 말야.
진열대랑 이종 격투기 하다가 역관광 먹고 셀프 근육 파괴술 갈기는 아저씨들이나 몰려 들어와서 스팀팩 화뱃같이 폭풍 휘젓고 가는 아줌씨들이나. 진짜 진상 많다.
하루는 12~2시 동안 손님이 진짜 하나도 없는 거야. 미친 나는 폭풍 전야의 긴장감을 느끼면서 미리 책방에서 빌려온 만화책도 읽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내가 예감이라는게 있어서, 불길한 예감은 진짜 징크스처럼 잘 맞거든. 그리고 맨날 3시까지는 평균적으로 10분에 1명 씩은 왔다. 진상 손님이. 그 정도로 주변에 주점이 많은 편의점이었어. 내가 알바하는 곳이.
아무튼 각설하고. 3시 좀 넘으니 약간 진정되기 시작했어. '아, 오늘은 운수 좋은 날이구나.'이런 생각하며 마음 편히 만화책을 읽기 시작했지. 그런데얼마 안 읽기 시작해서 손님 한 명이 오더라고? '시발 그럼 그렇지.'하면서 책 잽싸게 덮고 일어나는데, 손님 보자마자 순간 흠칫했다.
검은 비니모자에(아, 이 때가 겨울이었다.)검은 노스 페이스 파카. 낡고 검은 면바지. 일단 다 검었어. 그리고 눈매도 칼날처럼 쭉 찢어져서 뱀 같은 눈동자가 번뜩이는게, 솔직히 쫄았다. 나도 한 얼굴 해서 기세 싸움에선 왠만해선 안 지는데 시발. 아, 아무튼. 이 때가 막 우리 지역에 편의점 강도가 횡행 할 때였거든. 그래서 순간 나도 강돈줄 알았는데, 바로 진열대로 가더라고. 그래도 뭔가 불안해서 만화책도 못 읽고 계속 그 손님 주시하고 있는데, 뭔가 낌새가 이상한 거야. 물건 막 집었다 넣었다. 그러고 쓸데없이 만져보고. 그래서 '좀도둑인가?'해서 더 유심히 쳐다봤다.
그리고 그 일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그 아저씨가 생활 용품 진열대에서 뭔갈 강하게 파스락 거리더니, 조그만 칼 있잖아? 과도? 그런 칼. 그걸 나한테 냅다 던지더라? ㅋㅋㅋㅋㅋㅋ
"우와아아아아아아!!!"
거기서 안 끝내고 저렇게 편의점이 쩌렁쩌렁 울리도록(시발 무슨 공기의 파동 같은게 밀려오는데 흰수염인줄.)소리 지르면서 그 생활용품 진열대에 있는 걸 다 나한테 던지는거야. 고무장갑, 랩, 콘돔, 면도기, 기타 등등...내가 원래 깜짝 놀라면 주먹 지르고 보는 타입인데 맨 처음 던진 칼이 계단대에 용케 꽂혀서 꼬리 떠는 거 보고 바로 계산대 아래로 기어들어갔다. 근데 한참이 지나도 던지는 걸 안 멈추는 거야. 소리 질렀다가 씩씩 거리면서 막 편의점 돌아다니더니 다른 진열대가서 과자 던지고 음료수 캔 던지고...시발. 가만히 있으려니 빡치더라? 내가 좀 심한 다혈질이거든. 그래서 계산대 안으로 넘어온 음료수 캔 몇개 집어들고 서서 아저씨한테 마주 소리지르면서 냅다 던졌다. 근데 안 맞았어. 늬미. 아저씨가 흠칫하며 멈추더니 다시 소리지르면서 막 다 던지더라.
근데 여기서부터 가관이야. 내 행동에 더 흥분했는지 이 아저씨가 지랄 발광을 하면서 더 격하게 움직이는데, 호흡이 한계가 보이는거야. 소리로도 헥헥거리는게, 아 이제 끝이 왔구나 싶었지. 난 아까 음료수 캔 던지고 계속 선채로 아저씨가 던지는거 구경하고 있었는데(명중률이 떨어진 바늘에 모래가 꽂힌 거랑 맞먹을 정도로 낮았다.) 그 아저씨가 휘청하더니 ATM있잖아. 거기 모서리에 관자놀이 어택 당하고 비명을 지르는데,
"카학,끠아아아아아!!"
진짜 저렇게 지르는거야. 뭐 디아블로 현신했나 싶어서(사실 좀 박는 꼴이 장난이 아니었거든, 구급차 불러야 되나 해서 가봄. 나 착함?)계산대에서 나와서 아저씨한테 가까이 다가가는데 막 '@^$%&#%^*#%^*'이렇게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더니 머리 부여잡고 어디로 뛰어가. 어디로 가나 싶어서 봤더니 문 옆어놓은 냉장고(음료수 넣는데 있잖아.)에 고개 처박고 참이슬을 핥데. 솔직히 그 꼴이 추하고 한심해서 웃음도 안 나오더라.
좀 불쌍해서 말좀 조심스럽게 말 걸어봤지.
"아저씨. 아저씨? 괜찮아요? 저기요?"
이랬는데, 뭐 에일리언 새끼 잉태한 여자가 제왕절개로 배 가르고 튀어나온 에일리언 새끼 본 것마냥 비명 지르더니 벌떡 일어나더라. '우왁 시발 깜짝이야' 하면서 뒤로 풀쩍 뛰어서 물러났는데, 존나 우사인 볼트 뺨칠 정도로 빠르게 편의점 밖으로 뛰쳐나가데? 난 편의점 안을 둘러봤지. 시발. 이걸 언제 치우냐 하면서 존나 부글거리는 속을 진정시키고 있는데, 그 아저씨가 다시 돌아온 거야. 왠지 모르지만 그 뒤에 어떤 아저씨랑 같이. '늬미 이건 또 뭐야'하면서 그 아저씨를 존나 띠껍게 노려봤어. 모자로 얼굴을 깊게 가리고 있더라고. 점장이더라. 좇될 뻔.
뭐 그리고 그냥 끝이야. 또 한바탕 난리 부리는 아저씨보고 점장이 경찰부르고, 경찰 아저씨들이 그 아저씨 끌고 갔다.
세상에 미친 놈들 많더라. 시발.
는 소설. 난 이 새벽에 왜 이지랄이지.
t
비명소리 따라 지르면서 읽음
깜샹
캌스
깜샹
ㅇ
깜샹
공무원될꺼야
깜샹
ㅇㅅㅇ
깜샹
딱좆타!
근데 재밌게 봤음
깜샹
뻐큐머겅한번더머겅
깜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