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2ch] 인생이야기를 해보자

1

>>10이 해줄 거야.

10

좋아, 어디 이야기해볼까.

15

>>10의 인생이 그렇게 파란만장할 거라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16

갑자기 지난 인생 이야기를 쓰려니 힘든걸.

17

뭘 쓰면 될까.

20

우선 네가 자라온 내력을 말해 줘.

23

삼형제 중 둘째로 태어났어.

24

, 그래서?

25

내가 태어난 곳은 엄청 시골 깡촌으로, 난 삼형제 중 둘째로 태어났어.

그 근처에서 할 수 있는 놀이라곤 타잔 놀이 정도 였지.

가장 가까운 이웃집이 500m 이상 떨어진 진짜 시골이었어.

그런 상황이니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진 동년배 친구 같은 건 사귈 수도 없었지.

27

호오...꽤 기대된다.

28

옆집이 500m 이상 떨어져 있다니...무슨 구석기 시대 사람이냐?

29

그런 시골에선 못 살아.

30

부모님은 농업에 종사했는데, 설비 투자를 했다가 실패해서 엄청 가난했어.

일 년에 한번 가족 5명이 고기 1킬로그램 가지고 서로 먹겠다고 다투곤 했지.

그 때가 그리워.

31

초등학교, 중학교는 전부 원거리 통학.

물론 버스 같은 건 안 온다.

히치하이크를 하거나 1시간 걸어서 등하교 했지.

초등학교 6학년이 될 때까지 정말 힘들었다.

요즘 애들은 상상도 못할 통학이었지.

34

자전거 없었어?

36

친구도 생겼지만, 난 언제나 시골 촌놈 취급 받았어.

뭐 아무튼 사실이었으니까 별로 신경 쓰이진 않았어.

다만 왕따 당하지 않으려고 초등학생 시절은 조금 억척스럽게 보냈지.

37

좀 빨리 써라.

바지를 벗어서 하반신이 추워.

38

자전거로 통학하기도 했어.

그런데 등교할 때는 편해도 하교할 때는...

한숨이 절로 나올 정도로 가파른 비탈길이 기다리고 있었지.

이건 통학이 아니라 등산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였어.

초등학교 시절, 내 친구들이 [>>1의 집에 가보자.]

이런 계획을 발동.

등산 중간에 결국 포기하고 전부 돌아가 버렸어.

40

>>38

너희 집 대체 얼마나 시골인 거야. wwwww

41

너무 시골 깡촌이라 뿜었다. www

42

그리고 맞이한 중학생 시절.

히치하이크 기술이 능숙해져서 등교하는 게 좀 더 편해졌다.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하교 때는 깜깜한 산길을 도보로 하교.

우리 집 엄청 가난했기 때문에 아버지가 자동차 움직이는 걸 꺼려했거든.

어차피 난 그런 거 신경 안 썼으니까 상관없지만.

결국 초등학생 때부터 닦아온 연기력으로 학교까지 편하게 등교하는 나날.

43

>>37

넌 이 스레에 대체 뭘 기대하는 거야?

바지 입어라.

44

중학교 때 시골 출신 이라는 것 때문에 놀림거리가 됐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고 분발했다.

줄 설 때는 앞에서 두 번째, 물론 출석 번호 순서가 아니라 키.

그러던 중 상급생 불량배한테 호출을 당해 화장실로 불려갔다.

그 때의 나는 조금 내성적이었기 때문에 울상이 됐다.

46

그 불량배는 사고를 자주 치고 다니는 녀석으로 조금 유명했다.

나는 되도록 그런 녀석들 눈에 띄지 않는 방향으로 행동했는데도

어느새 인가 나를 타겟으로 잡고 있었다.

이러쿵저러쿵 나한테 시비를 걸더니 느닷없이 내 배를 걷어찼다.

48

그 녀석은 내 키가 작은 걸 보고 방심했던 것 같다.

화가 난 내가 확 달려들어도 그 녀석은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가랑이를 있는 힘껏 걷어 찬 다음 바닥에 쓰러뜨리고 마구 밞았다.

제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녀석은 바닥에 쓰러져 코피를 줄줄 흘리고 있었다.

그 이후로 난 학교의 히어로 비슷한 게 되었다.

내 시대가 시작됐다고 생각했다.

51

그런데 인기가 있어봤자 결국 남학교니까 별 다른 일도 없이 중학교를 졸업.

53

드디어 고등학생 편인가.

54

고등학교는 여자가 많은 게 좋을 거 같아서 남녀 공학 상업 고등학교를 선택했다.

그런데 달라진 건 여자가 있다는 것 뿐, 시끄럽기만 하고 재미있는 일은 없었다.

꽥꽥 시끄러운 나날을 친구들 몇 명과 함께 감내했다.

56

통학하는 게 귀찮아서 학교 몰래 오토바이 면허증을 땄다.

스쿠터 정말 편했습니다~

그런데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 누군가가 학교에 이걸 일러 바쳤다.

57

체육 지도원한테 불려가서 폭주족 취급 받으면서 혼났다.

뭔지 모르겠지만 진술서 같은 걸 썼다.

당연한 일이지만 난 폭주족이 아니었다.

59

여름 방학도 반납하고, 매일 매일 운동장 잡초 뽑기를 하며 근신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어찌 어찌 핸드볼부랑 연을 맺게 되서 거기에 들어가게 되었다.

경기규칙은 커녕 어떻게 하는 건지도 모르는데 심판 역할을 맡기도 했다.

61

인원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름만 올려놓는 형식으로 들어간 핸드볼 부.

어느 사이엔가 현 내 3위에 랭크될 정도로 순위가 올라갔다.

물론 내가 활약해서 그렇게 된 건 아니다.

헌데 일단 핸드볼 부원이었기 때문에 여자애들한테 조금 인기가 생겼다.

64

그러다 학교에서 제일 예쁘다고 소문난 여자애가 함께 사진을 찍자며 다가왔다.

그때 나는 그 여자애가 나를 놀리려고 그러는 줄 알았다.

위에도 적혀 있지만, 나는 진짜 땅꼬마였다.

그런 나한테 여자?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면서 벌컥 화를 냈다.

69

그러다 며칠 뒤, 그 여자애가 방과 후에 만나자며 나를 불러냈다.

나는 당연히 화가 난 상태로 여자애가 말한 장소로 나갔다.

그 후 어찌 어찌 여차 저차해서 사귀게 되었다.

미안, 쓰고 있는 나도 그 때 일이 잘 이해되질 않아.

그러니까 대충 넘어 가줘.

사귀게 됐지만, 사실 그 사이도 얼마 가지 못하고 깨졌다.

72

아무튼 이래저래 별다른 일도 없이 고등학교를 졸업.

난 머리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졸업도 간신히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서류 심사 없이 면접만 보는 회사에 취직했다.

영업직 사무원으로 배치 될 거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현장에서 일하는 공장 직원이 될 거란 통보를 받았다.

내가 지금껏 딴 자격증은 도움이 하나도 안 되는 자리였다.

73

헌데 어찌된 영문인지 배치 직전 다시 사무직원으로 재배치되었다.

사무원 일은 한가했다.

대신 급료는 11.

경력만 쌓고 곧 관둘 거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하며 무시했다.

74

11만이라니...고등학생 아르바이트도 그것보단 많이 받겠다.

75

곧 그만 둘 생각이었는데 어째선지 그만 두지 않고 시간만 흘렀다.

11만 가지곤 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하게 되었다.

아침 7시부터 밤 11시 까지 일했다.

양쪽 급료 다 합쳐서 22.

옛날부터 가난에 찌든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어떻게든 힘내서 일할 수 있었다.

77

그렇게 2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사내 독신 남성들이랑 단체 미팅 자리에 나가게 되었다.

미팅에 나가긴 해도 어차피 별 소득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실제 고등학생 때 이후 여자랑 사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79

술에 취한 채 여자 한 명이랑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뭔가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렇게 기억은 안 난다.

상대도 취한 상태였으니까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아무튼 이 후 연락처를 교환하고 여차 저차해서 사귀게 되었다.

83

그녀는 여성 호르몬 밸런스가 나빠서 머리숱이 적었다.

난 그런 거 신경 안 썼지만.

사귀고 나서 꽤 시간이 지난 뒤 결혼하기로 했다.

딱히 프러포즈 같은 건 하지 않았다.

헌데 그녀는 호르몬 문제로 임신을 할 수 없는 체질이었다.

내가 결혼 이야기를 꺼내자 그녀는 그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울었다.

난 딱히 아이를 갖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결혼하기로 했다.

85

아무리 생각해도 사망 플래그입니다.

86

호르몬 제재를 맞지 않으면 생리도 오지 않는 체질.

배란은 당연히 오지 않았다.

하지만 서로 유유자적 살아가면 될 거라 생각해서 결혼했다.

내 인생은 여기서 부터 파란만장해진다.

87

그 전 생활도 충분히 파란만장해. wwwwww

90

형과 남동생도 나와 비슷한 시기에 결혼했다.

그리고 두 집 다 바로 아이가 들어섰다.

우리야 뭐 어쩔 수 없었지만.

그런데 형부부와 남동생부부 소식을 듣고 아내의 눈빛이 달라졌다.

하이퍼 정신병 타임이 시작됐다.

93

아내는 눈을 번뜩이며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했다.

산부인과에 가서 약을 마구 먹거나 주사를 맞기도 했다.

의사 선생님이 배란 유도제를 처방하면서 말하길

의사 [이 약이면 배란이 시작 될 겁니다. 하지만 단번에 여러 개 나올지도 몰라요.]

95

아내는 그런 일은 신경도 안 썼다.

어쨌든 아이를 만들겠다면서 미친 듯 몰두했다.

나는 아내를 달래려고 애썼다.

그러나 아내는 내 말을 귓등으로 듣지 않았다.

나는 한밤중 뜰 귀퉁이에서 몰래 울었다.

96

>>95

...........

97

배란 유도제 때문에 아내의 정신 상태와 몸매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아내의 배가 부풀어 올랐다.

병원에 가보니 임신 확정.

아내의 광란은 의사 선생님의 선고를 들은 뒤에야 간신히 진정되었다.

나도 겨우 끝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98

다음 주 검진을 받던 중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의사 [수정란이 또 하나 증가했어요. 쌍둥이인 것 같네요.]

99

설마...

101

또 다음주

의사 [.........4개가 되었습니다...........]

102

잠깐만. wwwwwwwwwwwwwwww

103

뿜었다.

105

설마 이런 걸로 뿜을 줄이야. wwwwwwwwwww

106

분열. wwwwwwwwww

107

또 다음주

의사 [일단 6개로 끝난 것 같네요...]

의사 [물론 전부 착상되는 건 아닙니다. 분명 3~4개는 사멸될 겁니다.]

108

>>10의 월급으로 괜찮은 거야?

4명이라도 굉장히 힘들 텐데.

109

사멸이라니. wwww

말을 조금 생각해서 해라. wwwwwwwww

111

사멸. www

다른 표현은 없었던 거냐. www

113

또 다음주

의사 [.....그게..... 전부 착상되었습니다.......]

의사 [.....전부 심장이 뛰고 있습니다..........]

의사 [...따로 확인해본 결과, 6쌍둥이는 이걸로 세계에서 9번째 사례인 것 같네요.]

그 말을 듣고 우리 부부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세계에 이름을 남긴 순간이었다.

114

뭐야, 이 전개.

예상을 아득히 초월하잖아. wwwww

117

배란 유발제 사용하면 이런 경우가 종종 있어.

내 고등학교 때 선생님도 4쌍둥이 였지.

118

나의 안 좋은 예감이 적중했다.

선생님에게 어떻게든 숫자를 줄일 방법이 없냐고 물어보았다.

헌데 당시 법률로는 전부 낳던가, 전부 낙태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하이퍼 정신병 타임.

아내가 부엌칼을 들고 날뛰기 시작했다.

나는 경찰에 신고할까, 이런 고민을 시작했다.

120

이건 좀 괴로운데...

122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아내의 용태가 나빠졌다.

이대로 가면 모체와 아이 둘 다 위험해진다.

의사한테서 전부 낙태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들었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낙태를 결정했다.

낙태 비용은 의사의 추천의 도움을 받아 보험을 적용하였다.

세계적으로 드문 예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123

아내는 흐느껴 울었다.

이렇게 아이를 좋아하는데...

나는 다음에 힘내자며 아내를 위로했다.

헌데 퇴원 이후 아내가 바뀌었다.

124

설마 또...

126

아내가 갑자기 게으름뱅이가 됐다.

가사 일은 아예 손을 놓고, 담배 사서 피우기도 했다.

아내는 히죽 히죽 나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다며 웃었다.

나는 이혼도 생각했지만, 아이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라 생각하며 참았다.

5월 어린이날이 되면 마치 저주를 내리듯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129

아내가 임신했던 이야기는 친인척들한테 비밀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는 아직 안 들어섰냐며 질문 받는 일이 잦았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아내는 먼 곳을 응시하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내 험담을 주위에 퍼뜨리기도 했다.

나는 슬슬 인내의 한계에 도달해,

나 역시 정신병이 생긴 것 마냥 아내와 함께 날뛰기로 했다.

아내는 내가 자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131

시간이 흐를수록 아내의 정신이상 증세는 점점 더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이래저래 3번의 별거를 반복했다.

그냥 이혼하는 편이 아내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지 않을까.

나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얼마 후 아내에게 이혼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133

이건 기대이상인데.

134

아내는 자신이 돌아갈 곳이 없다며 울며 날뛰었다.

정에 호소하는 말에 마음이 약해져 이혼 이야기를 접었다.

하지만 아내의 정신 이상 증세는 나아질 줄 몰랐고, 결국 이 과정을 반복했다.

그런 악몽의 나날이 계속 되었다.

135

>>10의 인생이 의외로 굉장히 무섭다.

137

마침내 나의 인내심이 완전히 바닥났다.

너만 괴로운 게 아니라고, 나도 괴롭다며 마구 소리쳤다.

나는 그동안 쌓여온 말을 한바탕 쏟아냈다.

아내는 내 진심을 알게 된 뒤 말했다.

자신이 평생을 아이를 가질 수 없는 것과 주위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무서웠다.

아내는 그렇게 말하면서 울었다.

나는 아내를 위로하며 말했다.

아이는 천천히 가져도 된다며 그때까진 둘이서 오손 도손 행복하게 살자고.

아내는 계속해서 울었다.

138

따라 잡았는데...

>>10의 인생이 너무 비참해. wwwwwwwwwww

141

그 이후 간신히 평온한 부부생활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때가 결혼하고 4년째 되던 해.

그리고 그 다음해, 또 다른 악몽이 기다리고 있다곤 상상도 할 수 없었다.

143

이제 그만해. wwww

144

이게 끝이 아니라고?!!!

145

아내의 옛날 친구한테서 갑작스레 전화가 왔다.

나중에 아내한테서 그 이야기를 듣던중 단번에 눈치챘다.

[...그거 다단계 권유 전화 같은데...]

아내 [...다단계?]

[그냥 대충 거절하고 만나지 마.]

아내 [...하지만 만날 약속 했는걸...믿을 수 있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괜찮아.]

[...알았어.]

148

플래그. wwwwwww

149

그리고 친구를 만나고 돌아온 아내.

신부 [있잖아. 다단계 아니야. 뭔가 굉장한 회사의 판매원 자리를 권유 받았어.]

어떻게 봐도 다단계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150

>>149

판매원. wwwwwwwwwwwwww

151

잠깐만. www

152

지금 내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했는데, >>10을 보고 위안을 얻었다.

156

아내의 설득이 시작되었다.

아내 [뭐든지 부정적으로 보면 안돼. 그게 당신의 나쁜 점이야.]

[아니 아무리 봐도 다단계잖아.]

[친분으로 상품 몇 개 팔아주는 거라면 몰라도 말려 들어가면 안 돼.]

아내 [좋은 상품을 남에게 권유하는 게 뭐가 나빠!]

불과 몇 시간 만났을 뿐인데 최면술이라도 당한 건가, 완전 세뇌 상태였습니다.

158

굉장한 인생이다. www

159

판매원 해도 괜찮잖아.

그걸로 경제적으로 플러스가 되면 끝이니까.

160

>>159

다단계 회사는 말단 사원이 무슨 짓을 하던 간에 손해를 보는 구조로 되어있어.

왜냐면 다단계 매출은 상품 판매 수익이 아닌 말단 사원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거니까.

161

아내는 급기야 아이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아내 [이 상품을 사용하면 불임이 나을지도 몰라.]

[그럴 리 없잖아. www 그런 물건보다 의약품을 쓰는 게 나아. www]

아내 [의약품은 자극이 강해서 오히려 나쁠 때가 많잖아!!]

아니 의미를 모르겠어요.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164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아내의 태도가 조금 어색했다.

2층에 올라가 보니 골판지 상자 쌓여 있었다.

이게 뭐냐고 물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다단계 상품.

다른 사람들에게 권유하려고 샀다고.

나는 소리쳤다.

167

끝났다.

169

2층을 점령한 건강식품 상자를 가리키며 고함치는 나.

그런 나한테 어디서 배워온 건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아내.

이대로는 이야기 끝내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일단 자리를 바꿔 대화를 시작했다.

[이거 전부 얼마야?]

아내 [5만엔...그래도 생활필수품 1년 치 정도야. 계산해보니 여기서 사는 게 싸.]

나는 계산하는 게 귀찮았기 때문에 일단 믿기로 했다.

171

이것이 오늘의 비참왕 스레입니까.

172

헌데 우리 어머니가 그 골판지 상자를 발견했다.

그리고 뒷조사를 해본 결과 사실 20만 엔 정도 사용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내에게 따지니까 간신히 실토했다.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이미 용서할 마음도 사라졌다.

아내한테 나가라고 말했다.

174

이 스레를 통해 재미없는 인생이란 건 없다는 걸 알았어.

175

한해가 끝나가는 지금 이렇게 굉장한 스레를 만날 줄이야...

176

꿀꺽...

177

아내는 정색하며 소리쳤다.

아내 [나는 돈과 자유를 갖고 싶어! 좋은 상품권하고 돈도 버는데, 뭐가 나빠!]

[이제 됐어. 이혼 하자. 친정에 돌아가서 장인어른이랑 이야기 해둬.]

나는 그 이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아내는 그대로 친정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친정 부모님을 세뇌했다.

182

우리 부모님과 나는 그냥 넋이 나간 상태였다.

그러다 아내의 친정에 이혼 이야기를 하러 가기로 했다.

우리 부모님은 그냥 내가 무조건 참고 입 다물고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다.

장인, 장모는 처음부터 나와 우리 부모님을 욕했다.

중간에 한번 이성을 잃을 뻔했지만, 결국 끝까지 참았다.

귀가하는 도중 울었다.

하지만 이걸로 끝났다는 걸 간신히 실감했다.

183

그냥 응가같은 스레라고 생각했는데, 이 퀄리티는 뭐야. wwww

185

결국 이혼하게 되었다. 짐을 싸는 아내한테,

[이제 저금도 필요 없고, 가구도 전부 다 가져가.]

굉장히 무책임한 발언을 내뱉었다.

그리고 아내는 우리 방에 있던 가재도구를 전부 다 가져갔다.

187

전부 가지고 갔어. wwwwwwwwwwwwww

188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189

그거 너무 하잖아. www

190

배려는 없는 거냐. wwwwwwwwwww

191

설마 전부 다 가져갈 줄은. wwwww

196

그래도 돈을 전부 다 가져가는 건 양심상 찔렸던지.

두 사람의 공동 재산이라며 400만 정도 있던 돈을 200만씩 나눴다.

고맙게 받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도 아내랑 둘이서 모은 돈이라 생각하니 쓸 생각이 사라졌다.

진짜 길거리에 확 뿌리고 싶었다.

그러다 문득 부모님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한테 돈 있냐고 물어보니 당연히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현금으로 200만을 쥐어 줬지만, 거절당했다.

198

너 바보 아냐? www

200

이거 정말 좋은 스레다. ww

203

그런데 아내의 장사는 결국 성공한 거야?

208

현금으로 주는 건 거절당했으니까, 뭔가 물건을 사주기로 했다.

옛날 가난했던 무렵을 생각하며 뭐가 좋을지 고민했다.

너희들, 한겨울에 우물물로 설거지 해봤어?

손가락이 얼어 죽어.

급탕기는 15년 전에 들여왔지만, 너무 고물이라서 효율이 나쁘다.

그래서 전기 급탕기를 새로 샀다.

의외로 쌌다.

남은 돈으로 농사일에 쓰는 경트럭을 한대 샀다.

아버지, 어머니. 결국 손자 얼굴 못 보여 드려서 미안해요.

212

>>10은 좋은 녀석이야.

214

>>10

전미가 울었다

215

>>10은 지금부터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야.

216

돈을 전부 다 사용한 뒤 다시 시작할 것을 결의했다.

그런데 나는 난쟁이에 뚱땡이, 살짝 머리가 벗겨지기 시작한 아저씨.

이제 와서 인생 재시작할 여유 따윈 눈 씻고 봐도 없었다.

인생 끝났다~ 생각하며 VIP에 틀어 박혀 있는 32살 아저씨입니다.

또 좋은 만남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보내온 3년이란 시간.

사실 여자 사귀는 건 반 포기하고 있었데,

얼마 전에 여자를 사귀게 되었다.

올해 1월에 헤어졌지만.

헤어진 이유?

그거야 당연히 내가 프리터니까.

그건 나도 알고 있어. 망할.

218

>>216

얼마 전이 아니잖아. 지금이 12월인데. wwwww

219

최근 들어서 부모님이 디지털 TV 어쩌구 저쩌구 시끄러워서

텔레비전도 사줬다. 와아~

그걸로 시끌벅적.

어제는 어머니가 카레 만들어 줬습니다.

이게 바로 오늘까지의 내 인생.

220

너무 장대해서 뭐라 말할 수가 없다. ww

222

이야기 해줘서 고마워. 그런데 그 후는 어떻게 됐어?

232

이혼하고 나서 아내나 아내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어.

그 쪽에서 더 이상 연락이 오지 않은 것도 있고,

나 역시 아내에 대한 소문은 의도적으로 피하기도 했으니까.

이제와선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몰라.

아무튼 내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야.

234

>>1은 상상이나 했을까, 자기가 세운 스레가 이렇게 좋은 스레가 될 거라고.

271

>>234

스레 제목 : 13살 여중생이 뭐든지 대답해드립니다.

1

대답해드려요.

6

팬티 보여줘.

275

>>271

어이!!! wwwwwwwwwwwwwwwwwwwwwww

276

>>271

거기서 뭐하는 거야. wwwwwwwwww

277

>>271

그 쓰레기를 당장 여기로 불러와. wwwwwwwwwwwwwww

290

>>10 같이 파란만장한 인생을 보낸 녀석이 있는 반면, >>1 같은 쓰레기도 있어.

이러니까 사람은, 인생은 참 재미있는 거야.

접기

 

출처 : http://vip2ch.tistory.com/

 

유머카테고리로 돌린 이유는 처음과 마지막때문

1개의 댓글

2013.02.16
ㅋㅋㅋㅋㅋ 스레주 왜저랰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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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 [유머] 개붕이 인생썰 함 풀어 본다. 15 지나가던개드리퍼 15 21 시간 전
849 [유머] 페미들이 여자들이 모두 페미라고 말하는 논리 18 은하수0909 15 16 일 전
848 [유머] 황밸 오지선다 4 Agit 4 2024.06.01
847 [유머] 웃는 자에게 복이 오는 삶 10 한그르데아이사쯔 8 2024.04.11
846 [유머] 부산에서 초보 운전이면 이렇게까지 해야함 8 콧물닦아 5 2024.01.16
845 [유머] 인생 7대 쪽 팔림 15 heyvely 10 2024.01.04
844 [유머] 넷플과 ocn의 차이점 18 콧물닦아 39 2024.01.02
843 [유머] [고전] 이무기와 교장 1 매드마우스 0 2023.12.15
842 [유머] 인스타 팔로워 팔로우 (인스티즈 펌 ! 가관이네) 1 Taetae 0 2023.10.01
841 [유머] 카페가서 여자친구 만드는 법 24 콜라개붕이 11 2023.09.26
840 [유머] 범죄를 가장 많이 저지른 아이스크림은? 11 베댓전문가 8 2023.09.24
839 [유머] 뜨겁지는 않지만 따가운 불은? 6 알로에맨 4 2023.09.23
838 [유머] 노래 시작하기 전에 들리는 도시는? 3 알로에맨 5 2023.09.22
837 [유머] 기독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나이가 몇이게? ㅋㅋ 21 최씨아닌최씨아닌 28 2023.09.04
836 [유머] 여권 3개나 가지고 있는 연예인.jpg 57 상큼한귤탱 34 2023.08.11
835 [유머] 음료수병 뚜껑의 비밀 ㄷㄷ.JPG 15 상큼한귤탱 41 2023.08.10
834 [유머] 기안84의 씨볶음밥 ㄷㄷ 16 상큼한귤탱 21 2023.08.09
833 [유머] 결혼지옥에 나온 역대급 빌런 ㄷ..JPG 43 상큼한귤탱 42 2023.08.09
832 [유머] 라스트 제다이 안 본 눈 삶 35 한그르데아이사쯔 8 2023.08.09
831 [유머] 나루토의 모든 것이 담긴 짤 12 qowlgh 11 2023.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