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우울증 탈출기 2 - 열심히 노력했던 성인, 우울증 늪으로

그냥 오랜시간 개드립을 한 이용자 1명이 우울증에 걸리고 회복되는 과정을 서술한 길고 지루한 글임. 
인터넷에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많아도 회복을 한 사람은 잘 보이지 않아서 내가 글을 쓰고싶었음. 
주의! 읽다보면 우울감이 느껴질 수 있음

 

나의 마음을 오랜 시간 뒤틀리게 하였던 가정을 나와서 집이랑 멀리 떨어진 지방 국립대를 가게 된다.(거점 국립대 아님) 재수를 해서 이름이 유명하진 않지만 그래도 등록금이 싸고 공과대학이 나름 컸다. 좋은 곳이었다. 아버지의 시선에서 빠져나와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온전히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오니 내가 생각했던 능력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동아리도 들고 수업도 열심히 참여했다.

 

군대를 가게 된다. 많은 사람과 만나고 또 내가 그리 못난 사람이 아니란 것을 알게 해준 곳이다. 신검을 받으러 가서 아버지의 대한 안 좋은 감정을 솔직히 작성하니 나는 B급 관심 병사로 분류 받았다. 자대에 배치돼서도 간부들은 나를 좀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곤 했다. 하지만 오히려 군대는 좋았다. 남고의 연장선이라 생각이 될 정도고, 가족에게서 떨어져 있어서 마음이 편안했다. 규칙적인 생활 덕분인지, 집을 나와서 안정감을 얻은 덕분인지 뭔가를 하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

 

우리 부대는 참 훈련이 많은 육군부대였다. 훈련 중 다치지 싫어서 운동 많이 했고

휴가가 걸려있는 몇 개의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매일같이 연등을 했다.

진중문고라 해서 작은 도서관에 있던 책을 많이 읽었다.

한자자격증, 기능사 자격증 1개, 그리고 태권도 단증을 취득했다. 책도 50권 이상을 읽었다.(물론 제대로 이해하고 읽었다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조금씩 뭔가를 이뤄내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매일같이 아버지가 말했던 미래가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대학에 복학했다. 자신감이 붙은 나는 매일같이 조금씩 공부해서 근처에 있는 훨씬 좋은 부경전 중 하나에 편입학하게 된다.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고 편입을 하고도 공부를 잘하는 축에 속해있었다. 다만 이전 대학에 비해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

 

1. 새로운 환경이라 아는 사람이 많이 없었다. 외로웠다.

2. 운동량이 정말 많이 줄었다. 식사하고 제대로 걷지 않아서 소화가 안 되는 시점이 많았다.

3. 이전 대학에서 조언을 많이 해주시던 담당 교수님 같은 분들이 내 주변에는 없었다. 정말 아무도 없었다. 그저 같이 수업 듣는 학생들과 룸메이트 정도였다.

등등..

 

편입 후부터 감정 조절이 상당히 힘들어졌다. 감정의 억압에서 이어지는 감정의 조절이라 해야 맞는 표현일 것 같다.

화가 나야 할 때 화를 내지 못했고

기뻐야 하는 순간에는 덤덤했다.

대신 어느 순간에는 정말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만큼 격한 분노에 휩쌓이고

알 수 없는 구역질 나는 생각이 반복되거나 잔인한 생각이 반복되기도 했다.

 

나는 스스로 위험하다고 느꼈다. 당시에 거의 절망적인 감정으로 교내를 거닐다가 운 좋게 교내 상담센터를 방문하게 된다.

상담사는 즉시 약을 섭취할 것을 권유했고, 40주 가까이 되는 상담이 시작되었다.

 

 

 

 

 

 

 

 

 

 

 

 

 

1개의 댓글

2023.11.27

나도 이런거 쓰고 싶은데 쓰면 바로 김성모 만화됨

글 써서 맘이 편해졌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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