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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에 소금물을 넣어보세요, 살린 솔루션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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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할 이야기는 사실 술 이야기라기보다는, 부가적인 재료에 대한 이야기야.

 

이제는 많은 바에서 다들 사용하고 있는 재료인 살린 솔루션(Saline Solution)에 대한 이야기지.

 

살린 솔루션, 번역하자면 생리식염수라고 불리는 이건 농도를 맞춘 소금물이라고 할 수 있어.

 

원래는 인간 신체의 체액이랑 비슷한 농도로 만들어져서 탈수 증세가 있는 사람에게 즉각적으로 혈관에 넣어서 수분을 보충하는 등의 용도로 쓰이고, 콘텍즈렌즈 세척 혹은 상처를 씻을 때 주로 쓰지.

 

결국 소금 물이라는 말인데,

 

농도를 다르게 해서 만든 이걸 칵테일에 많이들 쓰고 있어.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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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칵테일에 소금은 생각보다 많이 쓰이는 용도를 지니고 있었지.

 

고전적인 칵테일은 솔트리밍을 통해서 짠 맛 뒤에 들어오는 음료의 맛을 강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꽤나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였어.

 

하지만 몇몇 짠맛을 강조하는 칵테일을 제외하고는 음료 자체에 소금을 넣는 경우는 별로 없었는데, 짠 맛이 나는 술이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대중적인 맛은 아니었기 때문이야.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칵테일을 단순한 조합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왜? 무슨 이유로 맛을 내는 건지 궁금해 하고 파고 드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그 과정에서 탄생한 게 바로 살린 솔루션의 사용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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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목한 건, 인간의 미각이었지.

 

옛날에는 혀의 맛을 느끼는 부분이 다르다는 이론이 있었지만, 현대에 와서는 이건 잘못됐고, 사실 혀의 모든 부위는 저런 맛들을 느낄 수 있다는 학설이 대세를 이루고 있어.

 

사실상 인간의 혀는 미뢰가 없는 혀의 중간 부분을 제외하면 모든 부분에서 모든 맛을 감지할 수 있어.

 

그리고 혀가 맛을 알아차리는 순서는 짠맛이 먼저, 이후 단맛-신맛-쓴맛 순으로 느껴졌지.

 

뭐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그렇지만, 복잡하게 들어가면 강도에 따라서 조금은 다르다고 생각해.

 

하여튼 인간이 가장 먼저 느끼는 맛의 자극은 짠맛이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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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에 들어가는 소량의 소금이 가진 염분은 사람들에게 약한 짠맛을 느끼게 하지.

 

그렇다고 대량으로 사용하면 짠맛이 나는 음료가 되는 만큼, 한 꼬집 수준의 소금을 추가하는 게 기본이야.

 

소량의 소금이 음료에 들어감으로서 일어나는 변화는 놀라워.

 

우선, 시트러스의 향이 더욱 활성화되지. 짠맛을 느끼고 난 뒤에 오는 단맛과 산미가 더욱 강조되서 일어나는 결과야.

 

농도의 변화로 일어나는 질감의 변화도 있다는 데, 이건 솔직히 아주 미묘한 부분이야.

 

그리고 결정적으로, 짠맛은 쓴맛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해줘.

 

쓴맛을 잡기 위해서는 단맛을 사용하는 게 당연할 것 같지만, 짠맛 역시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거야.

 

단맛은 쓴맛을 억제한다면, 짠맛은 쓴맛을 억제하지는 못하지만, 약화시킬 수 있지.

 

그리고 이 두가지가 합쳐지면서 쓴맛의 정도가 약해지는 동시에 이전까지 느끼지 못하는 향과 맛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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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연하지만, 소금은 결정 상태보다 물에 녹인 쪽이 음료와 융화되기에 더욱 편했고, 한 꼬집이라는 애매한 분량보다 농도를 맞춘 소금물 쪽이 원하는 분량을 넣기에 유용했지.

 

그 결과 나온게 바로 살린 솔루션, 생리식염수의 사용이야.

 

처음 나왔을 때는 다들 반신반의했지만, 한 번 사용해본 사람들은 이 소금물이 칵테일의 맛을 업그레이드 해준다는 데 동의했어.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칵테일을 만들 때 주로 사용되는 재료 중 하나로 이용되지.

 

물론 사람들의 경험에 따라서, 무조건 이걸 사용하는 건 아니야.

 

살린 솔루션을 썼을 때 효과가 유의미한 칵테일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칵테일도 있거든.

 

그래도 그런 칵테일보다 이걸 시용했을 때 맛이 증가하는 칵테일이 더욱 많아서, 서양권의 어느 바에서는 한가지 칵테일을 제외하고는 모든 칵테일에 살린 솔루션을 사용한다고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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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식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칵테일로는, 모던 클래식 칵테일 초크 & 스모크가 있어.

 

피트향을 가진 위스키와 치나라고 하는 아티초크 기반의 아마로를 이용한 칵테일인데, 소량의 소금과 당을 넣어서 만드는 칵테일이지.

 

치나가 가지고 있는 씁쓸함이 소금과 당으로 인해서 억제되고, 약간 씁쓸하면서 달콤하고, 스모키한 향이 나는 초콜릿의 느낌에 오렌지의 시트러스가 합쳐진 칵테일이야.

 

이 칵테일을 만들 때 소금의 유무는 매우 중대사항인데, 소금이 없으면 전체적인 밸런스가 괴랄해지는 칵테일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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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칵테일을 만들어 먹는 친구들이라면 한 번 이걸 사용해봐.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한 다섯 방울 정도를 첨가하는 것 만으로도 술의 맛이 변한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야.

 

약국에 가면 파는 생리식염수도 있는데, 이건 쓰지 말고 집에서 만들어...

 

물 8 : 소금 2의 비율로 섞어서, 소금이 녹을 때까지 흔들어주기만 하면 되거든.

 

전자저울 그거 다이소가면 얼마 안하니까 사서 직접 만들어 보라구.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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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의 댓글

4 일 전

올드패션드에 한 번 넣어서 먹어봐야겠다 ㅋㅋ 신기하네

0
3 일 전

신기하네

0

지금까지 소개된 술과 칵테일은 그 이름으로 검색해서 찾아볼수 있는 '대체가능'한 정보글 이었는데,

이번편은 나무위키 스노비수준으로는 접하기 힘든 혁신적인 정보였다...

0

하이볼에도 쓸만한가요?

맛소금 넣으면 이상해지겠지ㅋㅋ

0
@개드립하면안됨

주재료 하나만 들어가는 거에는 쓰지마셈...

0
@지나가는김개붕

혹시 그 위스키에 미원 넣어서 먹는것도 글 쓰셨나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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