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가 요새 서울로 발령나셔서 주말부부신데

보통 금요일 저녁에 내려오셔서 일요일까지 있다가 다시 올라가시거등?

거의 매주 왔다리 갔다리 하심

오시면 꼭 어무니랑 어디 놀러도 가시고 아님 걍 집에 두분 같이 계시거나 그럼

근데 이번에 어무니가 토요일에 약속이 잡혔단 말임?

어무니도 물론 아부지 보고싶어하시지만 내심 바깥양반이 매주 피곤한데 왔다리갔다리 하시는게 신경쓰이셨나봄.

그래서 이번엔 차피 토요일에 약속있어서 아부지가 토요일에 혼자 있어야 할테니 그냥 아부지한테 오지 말고 일욜에 보거나 하자 허심

그런데 아부지 문자하시는걸 보니

'피곤할게 뭐있어요. 그냥 왔다갔다 하면 되지^^'

'일요일에 당일치기 하는게 더 비효율적이지요.'

이러시는데 몬가 어무니가 그냥

'피곤하겠지만 당신 넘 보고싶어요 와주세욧' 이렇게 하시기를 내심 바라셨나봄ㅋㅋㅋ

근데 어무니는 이걸 캐치를 못하구 자꾸 왔다갔다하면 피곤하지 않느냐 당신 얼마나 힘이드냐 자꾸 이럼ㅋㅋㅋ

그러면서 또 내심 보고싶으니까 딱 잘라 오지 말라 하는건 아니고 자꾸 애매하게 함ㅋㅋ

일요일에 당일치기 어쩌구 하는건 그럼 일요일에도 오지말고 그냥 쉬세요...이러구ㅋㅋ

그러면서 나보고

느그 아부지가 마이 피곤한갑다 이번엔 안올라 카시네?

이러길래

엥 오고 싶으신거 같은데유?

아이다. 일요일에도 쉬고 싶다 카잖아 일이 마이 고된갑다...

이러고 계심ㅋㅋ

오전 내내 그랬었는데 아까 점심때 전화해서 아버지가 반차내구 조퇴했다고 그러는겨

왜 조퇴를 했겄냐... 어무니 더 보려고 조퇴한거지...

근데 그것도 어무니는ㅋㅋㅋ 아이구 당신 마이 피곤한가베 얼른 집에 드가 쉬소 이러는거ㅋㅋㅋ 그통화를 한 30분째 하는데 어무니가 아부지 의도를 자꾸 눈치를 못채고 얘기가 빙빙 도니까 아부지가ㅋㅋㅋ존댓말 계속하다가 갑자기 반말로 바뀌면서 언성이 계속 높아지다가 끝내

야이 눈치 없는 가스나야!! 내 니 보고 싶다꼬!! 어우 깝깝해라 내가 꼭 보고싶다 말로 해야 알아듣나 우예 그리 눈치가 읎노! 내 지끔 내려간데이 그래 알아라!! 하고 전화 끊어버림ㅋㅋㅋㅋ

어무니 갑자기 욕먹어서 무안함 반 아부지 온다니까 기쁨 반 해서 기다리다가ㅋㅋㅋ 지금 아버지 오셨는데 아부지 아직 삐져계심ㅋㅋ 원래 어무니 아부지 서로 반말 반 존댓말 반 하시는데 지금 아부지는 풀반말 어머니는 풀존대중ㅋㅋㅋㅋ

아까 오시자 마자 엄마보고

당신은!! 아주!! 연애할때부터!! 으이!! 애매하게 구는그는!! 도가!! 아주 도오가!! 텄어!! 사람!! 자존심 상하구로!!

이러는데 진짜 웃겨 죽는줄 알았다ㅋㅋ

어무니 아부지 화풀어드린다구 막 수박도 썰어드리고 그러는데 얼굴에서 미소가 안떠나는게 아부지가 보고싶다고 내려온게 많이 좋으신가봄ㅎㅎ

나도 나중에 결혼해서 딱 부모님처럼 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