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엔 중매나 결정사 통해 결혼하는게 이해가 안 갔었는데... 어떻게 사랑하는 감정 없이 만날 생각을 하지 하고. 지금도 이해는 잘 안가지만..

그런데 30대 중반 되가니깐 조금씩 이해가 간다. 사회 나와보니깐 세상 혼자 살수 없단 생각이 들고 외롭거나 뭔가 내향적일수록 더 그런거 같음. 인간관계 수 적고. 그냥 직장 생활 하는데 버틸수가 없음.

마음을 기준으로 하면 왠지 항상 불안할거 같음. 서른 넘어서도 부모님이나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을 깨닫거나 새롭게 알게 되니깐 상대방을 안다고 생각하고 결혼하는게 잘못된건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든다. 특히나 마음은 블랙박스 같단 생각이 들음. 또 한편으론 슈레딩거의 고양이처럼 상호작용 하기 전까진 모르는거고. 그래서 항상 배신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갖고 살거 같고.

그래서.. 뭔가 의지할 사람은 필요하고 그러려면 운명 공동체가 필요하고 그게 결혼인거 같음. 서로와 서로를 위해 함께 하겠다는 맹약.. 오히려 사랑이란 감정이 이런 요구를 충족시켜주기 어려울 수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 사랑이란 감정도 결국엔 식기 마련이니깐. 감정이 기준이었고 그 기준이 흔들린다면 그 다음엔 무엇에 의지해야 할까.

뭐 지금을 기준으로 내 생각이 그렇다는거고 막상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이랑 처음 결혼하면 당연히 행복하겠지. 그렇지 않은 사람이랑 비교했을땐.

어떨지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