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유럽 방면 가스 파이프 라인인 노드스트림 2가 파괴된 이후, 서방쪽 직접 판로가 사라진 러시아에게 있어

중국의 중요도가 더할나위 없이 증가한 상황이다.

거기다 서방에 의존했던 각종 공업, 전자 제품 수입도 중국 기업 제품으로 대체되면서 중국의 대러시아 영향력은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중국은 여기서 만족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현재 중국은 러시아가 중국 측에 수출하는 천연가스 가격을 러시아 국내 가격 수준으로 낮추라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고액의 국가 보조금을 통해 자국내 가스 가격을 낮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격 인하를 요구할 때는 그와 동등한 조건을 제시하기 마련이지만 중국 측은 가격 인하만 요구할 뿐,

가스 구매량 증가 같은 추가 교섭 조건을 내놓지 않고 있다.

러시아를 상대로 일방적인 명령을 내리고 있는 거랑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러시아 측에서 이런 조건을 거부하는 게 당연하지만, 문제는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 기업이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려는 서방측 노력과 세계적 불황 여파로 한국 돈으로 11조원 가량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해당 기업이 적자를 기록한 건 20년 만이다.

러시아 측에서는 상황을 뒤집을 비장의 카드가 없고, 중국은 한층 더 강경한 자세를 보여도 아쉬울 게 없는 상황.

푸틴이 지난 달 북경을 방문한 최대 원인도 이번 교섭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을 거라 추측되는 만큼,

이번 사항은 양국 간의 역학 관계를 확실하게 변화시키는 분수령이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