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어느 카페 알바 이야기

 

평범한 일상에 흥미를 주는 건 작은 사건이다.

나는 카페를 좋아한다 집에서는 영 집중을 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미뤄 카페로 가져와서 처리하곤 한다.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카페에서 독서를 하고 있었다. 카페에서의 작은 취미로는 사람을 관찰하는 것이었는데 한참 앉아서 독서를 하던 중 추가 주문을 위해 마스크를 끼지 않고 카운터를 향해 걸어오는 젊은 손님이 눈에 띄었다. 아르바이트 생은 주문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말을 했고 손님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테이블로 돌아가 주문을 위해 카운터로 돌아오지 않았다.

해당 카페에는 2시 30분쯤 아르바이트생이 교체를 한다. 교체한 아르바이트 생은 유니폼을 갈아입은 후 곧 설거지 등 자신의 일을 시작했다. 여기까지야 그냥 평소대로 흘러가는 평범한 하루의 일부였다.

30분 정도가 지나고 이번엔 다른 테이블의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이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추가 주문을 하려 카운터를 향해 걸어왔다. 나의 나쁜 버릇은 생김새를 보고 성격을 유추하는 것인데 어르신은 성격이 좀 있어 보이셨다. 나는 매장의 매뉴얼이 카운터에 올 땐 마스크를 쓰고 와야 하는 걸 알기 때문에 작은 소란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 반 기대반으로 조용히 카운터를 주시했다.

아르바이트생의 대처를 본 나는 감탄을 금치 못 했다.

어르신이 마스크를 끼지 않은 걸 본 아르바이트생은 어르신을 향해 카운터는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서 어르신의 건강이 위험할 수 있으니 마스크를 끼고 다시 와 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자칫 불편한 상황이 닥칠 수도 있었지만 아르바이트 생의 배려 섞인 말은 듣는 이로 하여금 '다른 사람을 위해서'에서 '본인을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곧 어르신도 수긍하신 듯 마스크를 끼고 다시 와서 주문을 하였다.

이 작은 해프닝을 보면서 나는 배려 섞인 말이 주는 힘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8개의 댓글

2021.12.10

아~ 난 괜찮아 살만치 살았어~

3
2021.12.11
@Franker

이 자리에서 죽는 것도 동의합니까?

1
2021.12.10

적어도 마스크 안끼는 사람은 없어서 다행이네

겁만 드럽게 많은 화교사람들... 지갑좀 열어봐요

0
@CoffeeDobby

화교가 왜?

0
2021.12.11
@내가그런거아닌데

외국에서 장사하는데 이근방은 화교가 많이 살거든

0
2021.12.11

검도도 본국검법이 어쩌니 하면서 요판 금지한 거 보면 한숨이 나옴

0
2021.12.11
@자유진영
[삭제 되었습니다]
2021.12.11
@가을모기

맞네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439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컨저링 3의 실화 이야기. 악마가 시켰다 그그그그 1 1 시간 전
12438 [기타 지식] 당신이 칵테일을 좋아하게 됐다면 마주치는 칵테일, 사이드카... 1 지나가는김개붕 3 8 시간 전
12437 [역사] 지도로 보는 올초 겨울까지의 우크라이나 전쟁 8 FishAndMaps 13 1 일 전
12436 [기타 지식] 클래식은 아니지만, 여전히 사랑 받는 칵테일, 갓 파더편 - ... 2 지나가는김개붕 3 1 일 전
12435 [역사] 중화인민공화국 의외의 금기-6.25전쟁(5) 2 綠象 4 2 일 전
12434 [역사] 중화인민공화국 의외의 금기-6.25전쟁(4) 綠象 3 3 일 전
12433 [역사] 중화인민공화국 의외의 금기-6.25전쟁(3) 1 綠象 3 3 일 전
12432 [호러 괴담] [미스테리] 한 은행 직원이 귀가 중 사라졌다? 2 그그그그 5 3 일 전
12431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뭔가 좀 이상한 지명수배자. 이와테 살인사건 2 그그그그 3 5 일 전
12430 [기타 지식] 페미니즘은 여성에게 도움이 되었는가 02 16 키룰루 28 5 일 전
12429 [역사] 중화인민공화국 의외의 금기-6.25전쟁(2) 4 綠象 10 7 일 전
12428 [역사] 중화인민공화국 의외의 금기-6.25전쟁(1) 4 綠象 12 7 일 전
12427 [기타 지식] 페미니즘은 여성에게 도움이 되었는가 01 25 키룰루 26 8 일 전
12426 [역사] 네안데르탈인은 어떻게 생겼을까? 2부 3 식별불해 11 8 일 전
12425 [호러 괴담] [미스테리] 방에서 실종됐는데 9일 뒤 방에서 사망한 채 발견... 6 그그그그 8 8 일 전
12424 [역사] 네안데르탈인은 어떻게 생겼을까? 11 식별불해 27 8 일 전
12423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게임에서 만난 여대생에게 돈을 주겠다며 집... 2 그그그그 3 9 일 전
12422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바람피우던 여성의 실종, 27년 뒤 법정에 선... 그그그그 6 12 일 전
12421 [역사] American Socialists-링컨대대의 투쟁과 최후(下) 2 綠象 5 12 일 전
12420 [역사] American Socialists-링컨대대의 투쟁과 최후(中) 1 綠象 3 13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