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두병, 순댓국 하나.
만 팔천원의 추억인건가.
너가 날 바라봤을 그 눈빛은
만 팔천원짜리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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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sir
얼마 전에 집 앞 순대국 집에서 안주거리를 포장해갈 일이 있었습니다. 막걸리는 사다놨는데 정작 안줏거리가 없어서 말이어요.
가끔 밥 먹을 때마다 메뉴판에 적혀있던 “한접시“인가 하는 메뉴가 생각나서 전화를 걸었더니, 원래는 안 되는데 해준다고 하더래요.
얘기를 들어보니 원래는 따로 파는 메뉴가 아니라 식사 내지는 술자리 추가 메뉴라고 하더라구요.
‘안줏거리나 하려구요—.’ 했던 말에 따라 붙는 그 얘기를 듣고 있자니 얼마나 창피하던지요. 비록 두 개에 만 사천원어치인가 하는 값이라도 말이어요.
고기 몇 점에 순대 몇 점, “예, 여기요.”하고 건네주는 그 아줌마한테 받아온 그 안줏거리란 어쩐지 허전하기 그지 없더래요.
그 허전함은 과연 잘 몰랐던 부끄러움의 탓일까요? 아니면 차림새의 탓일까요. 아니라면 돈이 없어 번듯한 이만 오천원짜리 안주를 시키지 못한 나의 빈곤함 때문일지도요.
어찌되었건 그 날의 술상은 영 허전하기만 하더랍디다. 막걸리에 고기 몇 점이 놓인 그 술상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