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칵테일은 발전하고 있다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한국 사람들의 입 맛은 보수적이고, 그건 칵테일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걸 여실히 느끼고 있는 요즘.

 

계속해서 발전해가고 있는 여러가지 칵테일을 만드는 기법등에서 대해서 잠시 소개를 해보려고 함.

 

국내에서도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하고, 실제로 그걸로 성공한 가게들도 있지만, 아직도 대중화는 되지 않은 방법들임.

 

해외에서야 이미 대중화됐고, 8년전쯤에 유행한 것들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한 번도 유행한 적이 없는 것들을 좀 소개함.

 

 

 

 

 

 

 

 

 

 

 

 

 

 

 

 

 

 

 

 

1, 팻 워싱(fat washing)

 

말 그대로, 지방으로 씻는다는 뜻을 가진 이 단어는 이전까지의 칵테일들에서 찾을 수 없는 풍미를 만들기 위해서 개발된 방법임.

 

술이 가진 기본 형질에 변화 없이, 향만을 추구하고 싶었던 바텐더들이 만든 방법으로, 처음 시작했던 사람 이후에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되고 만들어져온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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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 가장 히트를 쳤던 건, 베이컨 팻 워싱 위스키로 만든 벤턴스 올드패션드라는 칵테일임.

 

처음 시작된 건 2007년, 이미 햇수로는 곧 있으면 20년을 바라보는 칵테일이다.

 

만든 건 뉴욕 PDT 바의 돈 리라는 바텐더인데, 이때까지는 칵테일에 들어가는 술에 향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주로 인퓨징이라는 담금주 방식을 주로 사용했던 시기다.

 

이 방식으로는 향을 넣는게 불가능한 재료들이 있었고, 이 양반은 베이컨의 향을 별다른 손실 없이 술에 옮기고 싶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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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서양의 베이컨 탕후루인 메이플 베이컨의 맛을 칵테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

 

그래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위스키에 베이컨 향을 입히려는 시도를 했는데, 위스키의 질감이 극단적으로 변하거나

 

고형물이 떠다니고 원하는 향이 안나는 등의 실패과정을 겪었다.

 

그러다가 그가 찾아낸 방법이 바로 팻 워싱이라는 방법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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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쉽고 간단한 방법이었다.

 

1. 베이컨을 굽는다, 존나 굽는다.

 

2. 베이컨을 굽고 나온 기름을 술에 넣는다.

 

3. 몇시간 동안 보관한 뒤, 냉동고에 술을 넣는다.

 

4. 하룻밤 정도 냉동고에 넣어둔 술은 알코올과 지방의 어는 점 차이로 인해서 기름이 먼저 얼어버리는데, 이 기름을 제거하고 술을 담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술은 구워진 베이컨의 향기를 듬뿍 담은 풍미를 가지고 있었고, 여기에 메이플 시럽을 더해서 만들어진게 바로 벤턴스 올드패션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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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들 때 썻던 베이컨이 벤턴스라는 브랜드라서, 그 이름을 붙인 이 칵테일은 순식간에 유명해졌다.

 

그전까지 없었던, 베이컨 향이랑 은은한 맛이 나는데 지방의 느낌이 별로 없는 맛의 칵테일은 그야말로 칵테일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방식이 유행하면서,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걸 만들기 시작했고 어느순간 사람들이 깨달은 건, 이런 방식은 베이컨 기름 말고도 그냥 기름이면 다 가능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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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기름들을 이용해서 술에 풍미를 주기 시작했고, 몇주를 놔둬야 하는 인퓨징보다 훨씬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이 방법은 대 유행을 했다.

 

버터와 술의 조합은 옛날에도 있었지만, 버터를 녹이기 위해서는 따뜻한 온도가 필요했고, 필연적으로 차가운 칵테일을 만들게 되면 지방분이 응고되어 버리는 사태가 일어났는데, 이 방식으로 만들면 이미 응고된 지방분을 걷어냈기 떄문에 버터향과 맛만을 남긴 칵테일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참기름을 이용해서 만들기도 하고, 트러플 오일이나 코코넛 오일, 할 수 있는 온갓 것들을 이용해서 이전에는 찾을 수 없는 풍미와 질감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건 곧 칵테일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나온 시기를 보면 알겠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할만큼 해서 이제는 오히려 식상한 느낌이 있는 방식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제대로 유행한 적이 없어서 몇몇 바에서 시그니쳐를 내놓는 정도로 사용된 방식이다.

 

뭐 국내에서도 해볼 사람들은 다 해봤지만, 유행이 없었다, 정도로만 이해하면 편함.

 

 

 

 

그리고 이 방식은 이내 사람들에게, 이전까지와는 다른 질감과 맛을 주는 것에 큰 영감을 줬는데....

 

 

 

 

 

 

 

졸리니까 일단은 여기까지만 씀...

5개의 댓글

2024.01.25

베이컨 같은 반찬향을 술애 입힌다는게 좀 거뷰감이 들기는하는데 무슨 맛인미 궁금해서 마셔보겨 싶다.

0

와 참기름이랑 진은 상상이안되는데 ㅋㅋㅋㅋ

0
2024.01.26

베이컨이 향이 박힌 술 ... 상상이 잘 안 간다 ㅋㅋㅋㅋㅋ

0
2024.01.26

너무 잘 읽고 있음 고마웡!

0
2024.01.27

으악. 마셔보기 전까진 상상만해도 싫은데, 마셔보기 전 까진 평가하지 않겠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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