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진 같이 한글이 떡하니 박힌 라면을 다른 회사도 아니고 라면의 원조 닛신에서 내놓은 걸 보고 당혹감을 느낀 개붕이들이 나 말고도 많을 거다. 얘네들이 기술이 없는 것도 아니고 영업망이 없는 것도 아닌데 자존심 상하게 이런 걸 왜 내놓을까?

답은 간단하다. 돈이 될 거 같으니까. 작년 삼양식품 수출 실적이 무려 1억 달러 가깝다. 그리고 올해도 엄청난 성장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 사람들이 뭘 팔아서 이 실적을 올렸겠나. 거의 다 불닭볶음면(이하 불닭) 팔아서 나온 거다. 

그리고 이 불닭은 현재 삼양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 해외에 팔 때도 한글 상호가 떡하니 박혀서 나간다. 불닭볶음면이란 게 아예 전세계적으로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힌 지금, 한글이 안 박힌 물건은 이 장르에 포함되지 않는다.

즉, 닛신으로선 저 엄청나게 커지고 있는 매운 볶음면 시장에 어떻게든 머리를 들이밀어서 점유율을 나눠 가지고 싶은 거다. 그러니 자존심 다 버리고 불닭 비슷하게 한글도 박아서 팔 수 밖에. 자존심이 매출을 올려 주진 않잖아.

우리 나라에서도 이 불닭이 하나의 밈 음식으로 시작한 거 같은데, 이렇게 세계적인 장르가 될 지는 아무도 몰랐을 거 같다. 문화의 효과라는 거, 선점의 효과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한다.